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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ITRV

[커피 오프셋]

최종 수정일: 2019년 10월 1일

일상과의 거리를 두다.

“장사 좀 안되게 해 주세요”


클라이언트가 디자이너에게 한 부탁이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최대한 화려하게 차려 입은 요즘의 카페들 가운데서, 고요하고 침착하게 자기만의 소리 내는 곳이 있다고 해서 들렀다. 오프셋 커피를 소개한다.


Interior & Branding Point


  1. 컨셉, 공간에 녹이는 방법

  2. 카운터, 주인과 손님 모두의 것

  3. 컨텐츠, 메세지카드


[Offset : 간격을 두다]



1st. Concept Background

이 곳만은 바쁘지 않은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오프셋커피의 사장님은 이 곳을 하기 전에 다른 카페로 한차례 작은 성공을 거두었던 분이셨다. (그만큼 커피가 맛있다.)

허나 너무 많은 손님이 오다 보니 바쁨을 넘어 여유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해서 오프셋커피만큼은 장사가 잘 되지 않아도 좋으니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주길 부탁했다고 한다.

<오프셋커피의 외부모습>


2nd. Concept


그래서 최재영 디렉터가 (더퍼스트펭귄 대표) 생각해낸 컨셉은 바로 'offset(오프셋)'이었다.


건축과 인테리어 설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꽤 친숙한 단어인 오프셋은 설계프로그램 Autocad의 명령어 중 하나로 간격을 띄우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오프셋을 입력한 뒤 숫자 1000을 치면 아래처럼 1000mm만큼 간격이 띄어진다.

<Autocad, Offset 기능예시>

최재영디렉터는 바로 여기서 공간의 컨셉을 얻었고, 오프셋커피는 그렇게 고객의 바램과 디자이너의 아이디어가 합을 맞추어 만들어졌다.


더퍼스트펭귄 스튜디오: http://t-fp.kr/



3nd. Space


그렇다면 offset이라는 컨셉을 어떻게 공간에 대입했을까? 답은 입구, 수(水)공간에 있었다.

보통의 경우, 카페 입구의 외부공간은 테라스로 사용한다. 테이블수가 곧 매출이니까…!

(카페의 적정 좌석수를 계산하는 방법은 앞서 커피냅로스터리 컨텐츠에 소개한 바 있다.)



<테라스, 수(水)공간>


하지만 오프셋은 그 자리를 물과 자갈이 대신했는데, 이유는 컨셉 때문이다.


디자이너는 물이라는 물성을 이용하여 안(카페)과 밖(일상)을 나눈 것이다.

마치 네모난 입구는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문(frame)이고, 물(water)은 현실에서 묻은 때를 정화하기 위해 존재하는 자연(nature)과 같았다. ‘간격'이라는 컨셉을 깊이 있게 풀어낸 디자이너의 능력에 감탄했다.


실제 공간을 마주했을 때의 느낌을 다 담기가 어려웠는데 운이 좋게도 카페 사장님께서 SNS에 올린 영상이 있어서 소개한다. 잠시 감상해보자.


<볕이 좋은 날, 수공간>


이렇게 빛 조차도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는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돌다리를 건너야 한다.

(돌다리는 현실과 비현실을 잇는 징검다리 정도 되겠다.)

<수공간의 돌다리>


문을 열고 들어서면 느껴지는 첫 느낌, 차분하다. 무채색의 벽에서 오는 느낌과, 원목의 바닥과, 모던한 가구들이 주는 느낌이 꽤나 정적이다.

천천히 감상해 보자.




<Coffee offset, interior>


<Details, interior>




[카운터,주인과손님을 잇다]



이 곳의 카운터, 생김새가 독특하다.

카운터와 좌석테이블의 경계가 모호해서 커피 기기가 없었더라면 아마 저곳에 앉지 않았을까 싶다. 카운터가 왜 카운터처럼 느껴지지 않는 걸까?

<일반석같은 카운터>


첫번째 이유 - 배치


일반적인 카페의 카운터는 아래처럼 일렬로 구성하여 HALL과 작업존을 분명하게 나눈다.

이유는 작업존은 커피 제조를 요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직원 외에 다른 사람의 출입을 제한하려는 기능상의 목적이 가장 크다.

또한 위생과 청결의 문제도 있다. 아무래도 커피나 다른 음료를 만들다 보면 작업대가 지저분해 지기 쉽기 때문에 공간을 구분하여 시선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다.

<일반적인 카페의 카운터 구조>


아래 평면도로 비교 해 보자.

왼쪽이 일반적인 카페의 배치이고, 오른쪽이 오프셋커피다.

가장 큰 차이는 일렬구성이 아닌 아일랜드식 배치라는 점이다.

손님을 면대면으로 대하는 일렬배치에 비해서 아일랜드식 배치는 덜 수직적이고 덜 권위적인 느낌을 주는데 처음 카운터와 좌석테이블의 경계가 모호했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또한 좌,우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이 곳도 손님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을 구성하여 매출에 일조하고 있었다.

<카운터 평면 비교>



두번째 이유 - 카운터의 높이

둘째로 높이다. 카운터의 높이는 특히 작업자에게 굉장히 중요한데, 적정높이로 설계해야 작업의 불편함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이 곳의 카운터를 보자. 눈썰미가 있는 독자라면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바로 카운터의 높이가 다른 곳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


일반적인 카운터(작업대)의 높이는 90~95cm이다.

이는 성인의 키를 기준으로 작업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높이로써,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90cm를 기준으로 카운터의 높이가 낮거나 높아지면 작업하기에 불편해진다.

그렇다면 오프셋의 카운터는 불편하게 설계되었을까?


아니다. 이유는 바닥 단의 차이에 있다.


<카운터존 입면>



그림처럼 가운데 카운터 공간의 바닥이 약 20cm정도 단이 올라와 있는데 핵심은 작업대zone에서 바닥이 다시 낮아진다는 점이다.

때문에 카운터를 기준으로 손님이 서 있는 쪽에서는 카운터가 낮아 보이지만 반대로 사장님이 서 있는 작업대에서는 단이 그만큼 내려오기 때문에 작업대로서의 적정 높이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디테일한 설계 덕분에 이곳의 카운터는, 사장님의 작업대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손님의 테이블이기도 한 자연스러운 공간이 되었다.




[컨텐츠, 책과 메세지카드]



방문했던 그날은 유독 더웠다. 해서 시원한 오미자소다를 주문했는데 영수증과 함께 메세지 카드를 받았다. 이게 뭐지?

<오프셋카드>


오프셋커피에서는 결제한 카드와 영수증을 이렇게 ‘오프셋 메시지카드’에 넣어서 주는데 일단 고객의 입장에서 이렇게 카드를 받으면 뭐지?하는 궁금한 느낌이 들고, 자리로 돌아와서는 자연스레 카드를 열게 된다.

메시지카드는 알림벨과 도서 큐레이터의 역할을 한다.

카드에는 번호가 적혀 있는데 이 면을 테이블 위에 펼쳐서 두면 사장님께서 번호에 맞게 음료를 가져다 주신다. 또한 뒷장에는 가게에 비치되어 있는 디자인서적과 소설책의 목록이 적혀 있는데 기다리면서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카드의 앞면과 뒷면>


수공간석에는 이렇게 직접 제작한 책선반이 있다.


(제작가구는 앞서 소개했던 대충유원지의 컨텐츠에 소개한 바 있다.)


<책선반>


이렇듯, 평범한 행동에도 컨텐츠를 불어넣으면, 그 공간은 완벽하게 새로워 질 수 있다.

또한 그 새로운 경험이 고객들로 하여금 이 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컨셉과 컨텐츠가 너무나 완벽하게 조화된 곳. 일상으로부터 잠시 간격을 띄우고 싶다면 카페 오프셋을 가보길 권한다. 가게문은 12시에 열린다.


주소: 서울 중구 다산로20길 7

영업시간: 12:00 ~ 21:00 (월요일 휴무)




[아래 글들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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